본문 바로가기

수학이 좋아지는 글들37

지그재그로 가는 길이 틀린 길일까-사고의 움직임, 우리는 무언가를 배울 때 자연스럽게 직선을 떠올린다. 시작점이 있고, 목표가 있으며, 그 사이를 가장 빠르게 잇는 길이 좋은 길이라고 배워왔다.수학은 특히 그렇다. 문제를 읽고, 공식을 떠올리고, 계산을 거쳐, 정답에 도달하는 과정.이 흐름이 매끄러울수록 우리는 그 학생을 “수학을 잘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수업을 하다 보면이 직선의 이미지가 자는구먼 흔들린다.아이들은 좀처럼 곧게 가지 않는다. 멈추고, 되돌아가고,전혀 다른 계산을 해보고, 아까 쓴 풀이를 지우고 다시 쓴다. 우리는 이 모습을‘헤맨다’고 표현한다.그리고 대개는 그 헤맴을 줄여주려 한다.더 빠른 길을 알려주고, 틀린 생각을 정리해 주고, 지그재그를 직선으로 펴 주려고 한다.하지만 정말 그게 배움에 도움이 되는 걸까.지그재그는 실수의 흔적.. 2025. 12. 31.
2025년, 우리가 다시 수학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 -수학 · 생각 · 일상 요즘은 수학을 직접 계산할 일이 거의 없다. 은행 업무도, 길 찾기도, 쇼핑도 손으로 무언가를 계산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몇 번 누르는 것으로 끝난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는 정말 수학 없이도 잘 살고 있는 걸까?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질문이 얼마나 표면적인 착각인지 금방 알게 된다.보이지 않을 뿐, 지금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술의 바닥에는 여전히 수학이 깔려 있다.이 글은‘수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글이 아니다. 오히려2025년을 살아가면서 내가 왜 다시 수학을 떠올리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천천히 풀어보는 기록에 가깝다.수학은 늘 필요보다 먼저 존재해 왔다우리는 흔히 수학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학의 역.. 2025. 12. 31.
왜 아이들은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할까— 계산이 아니라, 개념이 무너진 자리에서 시험지를 보다 보면 가끔 이런 문제가 나온다.제곱근, 루트, 0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을 묻는 문제.계산도 어렵지 않고, 공식도 복잡하지 않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이 문제 앞에서 멈춘다.“이건 배웠는데요…”“헷갈려서요…”아이의 말은 틀리지 않다.정말로 배웠다.다만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한 채 지나왔을 뿐이다. 이런 문제는 계산 능력을 묻지 않는다.오히려 계산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그 대신 딱 하나를 묻는다.너는 ‘제곱근’이라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니?여기서 많은 아이들이 무너진다.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는 이것이다.“제곱근은 ±가 붙는 거잖아요.”“루트는 플러스 마이너스 아닌가요?”이 말은 절반만 맞고, 절반은 틀리다.문제는 아이들이 그 차이를 배운 적이 없다는 데 있다.‘제곱근’이.. 2025. 12. 24.
원기둥의 옆면 곡률과 전개도 가능성 1. 원기둥의 옆면은 ‘부분적으로 휘어져 있지만, 가우스 곡률은 0’원기둥은 우리가 보기에는 “둥글게 휘어져” 있어서 곡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수학적으로는 ‘곡률이 있는 면’이 아니라 곡률이 0인 면이다.✔ 주곡률(principal curvatures)곡면에서 임의의 점을 지나가는 여러 방향 중곡률이 가장 큰 방향(k₁) 과 가장 작은 방향(k₂) 를 주곡률이라고 한다.원기둥의 경우:세로 방향(축 방향) : 완전한 직선 → 곡률 = 0둘레 방향 : 원이므로 곡률 = 1/r✔ 가우스 곡률(Gaussian curvature) 원기둥 옆면의 가우스 곡률은 항상 0즉, 원기둥은 “한 방향으로만 구부러지고, 다른 방향은 평평한 면”이다.2. 원기둥의 옆면은 왜 ‘전개도’로 펼쳐질까?가우스가 증명한 중요한 성.. 2025. 11. 16.
🌀 피타고라스의 정리, 수학을 넘은 전설의 이야기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제곱은 다른 두 변의 제곱의 합과 같다.”너무나 유명한 이 문장 — 바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다.하지만 이 정리에 얽힌 이야기는 단순한 수학 공식보다 훨씬 흥미롭다. ① 정리를 “숨겼던” 수학자, 피타고라스피타고라스는 단순한 수학자가 아니라 종교적 철학자이자 비밀 결사 조직의 지도자였다.그의 제자들은 모두 ‘피타고라스 학파’에 속했고,그 안에서 배운 수학 지식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비밀이었다.그래서 피타고라스의 정리도 처음에는 “신성한 비율의 비밀”로 여겨졌다.수학이 아니라 신의 질서를 설명하는 도구였던 셈이다.② ‘무리수’의 발견, 그리고 제자의 죽음가장 유명한 일화는 그의 제자 ‘히파수스(Hippasus)’ 이야기다.그는 정사각형의 대각선을 계산하다가,그 길이가 유리수(분수.. 2025. 11. 13.
일차함수는 포기의 시작이 아니라 이해의 출발점이다|중2 수학의 전환점 중2, 일차함수에서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 – 수학이 언어가 되는 첫 순간“중2 수학부터 갑자기 어려워졌어요.”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말한다.그 전까진 잘 풀리던 문제들이, 어느 날부터 낯설게 느껴진다.이해하려 해도 머릿속이 복잡하고, 공식을 외워도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이 시점이 바로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다.그 중심에는 늘 ‘일차함수’가 있다.1️⃣ 눈에 보이는 계산에서, 보이지 않는 관계로초등 수학은 대부분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계산되는 세계였다.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건 직접 확인이 가능했다.하지만 중2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함수’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수학은 이제 **“보이지 않는 관계를 표현하는 언어”**가 된다.“x가 변할 때 y가 어떻게 변하는가?”이 질문.. 2025.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