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끝일까, 혹은 먼 여행의 시작일까.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내가 내린 조용한 해석.”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을 한다.
누군가는 끝이라 믿고, 누군가는 또 다른 시작이라 믿는다.
나는 죽음을 ‘소멸’이나 ‘종말’, 그리고 ‘휴식’이라고 생각해왔다.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모든 것이 끝나는 것, 그리고 마침내 조용히 쉬게 되는 것.
이런 죽음의 관념은 나 자신의 삶과 죽음을 바라볼 때에는 크게 흔들림이 없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그저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그 감정은 조금 달랐다.
아버지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나는 살아계시는 동안 아버지를 최선을 다해 모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후회'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버지께 모든 걸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마음을 다했고 진심을 담았기에,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깊은 슬픔을 느꼈지만, 그 슬픔을 한 가지 방식으로 견뎠다.
나는 아버지가 '죽은' 것이 아니라, '멀리 여행을 떠나신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지구 반대편 어딘가에서 편안히 쉬고 계신다고, 그래서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언젠가 다시 마주칠 수 있을 거라고.
어떤 이에게는 이것이 자기 위안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방식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끝내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는 방법이었다.
죽음이란 물리적인 이별일 뿐, 마음 속에서는 그 연결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태도를 **'지속적 유대(Continuing Bonds)'**라고 한다.
죽은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를 기억 속에서, 일상 속에서, 감정 속에서 계속 이어가는 것.
누군가는 편지를 쓰고, 누군가는 사진을 곁에 두고, 나는 ‘여행 중인 아버지’를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죽음은 분명 끝이다. 소멸이고, 종말이며, 긴 여정의 휴식일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 우리는 단지 죽음의 정의만으로는 감정을 담아낼 수 없다.
슬픔은 깊고, 기억은 선명하고, 연결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 때때로 아버지를 생각한다.
그립지만, 후회는 없고,
잘 모시진 못했지만, 마음은 다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아버지가 떠난 그 여행이 조용하고 평온하길 바라며,
나도 이곳에서 나의 여정을 차분히 걸어가려 한다.
당신도 누군가를 떠나보낸 적이 있다면,
그 사람과의 연결은 아직도 당신 마음속 어딘가에서 이어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약한 게 아니라, 깊은 사랑의 흔적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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