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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좋아지는 글들

수학 앞에서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에 관한 글

by 딩가캣 2026. 10. 1.

나는 아직도 수학과 전쟁 중이다

수학 실력에 대한 의심은 언제나 나를 따라다녔다.
수학을 전공했고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쳤지만, 그 의심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가 그렇다. 문제를 보는 순간, 마음이 서늘해질 때가 있다.
‘이걸 내가 풀 수 있을까?’

그 순간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늘 나 자신을 각성시켰다.

‘내가 지금 풀고 있는 문제에만 집중하자.’
‘처음 문제를 보았을 때 느꼈던 그 서늘한 감정에서 벗어나자.’
‘나는 결국 풀어냈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나는 많은 문제를 풀어왔다. 처음에는 막막했던 문제도 붙잡고 있다 보면 길이 보였고, 결국 답에 도달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시 나를 믿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음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그 믿음은 다시 흔들렸다.

그래서 오랫동안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아이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나는 나 자신을 의심하면서도 그 의심을 밀어내는 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한 문제에 집중하고, 불안을 견디고, 안 되면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조금만 더 해봐.”
“끝까지 생각해봐.”
“포기하지 마.”

선생님이 학생에게 하기에는 참 쉬운 말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끊임없이 견디면서도 다시 문제 앞으로 돌아오는 일. 나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싸움인지 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아직 그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어쩌면 승리하는 방법 자체를 모르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것은 그저 버티는 방법뿐이다.

무너졌다가 다시 시작하고, 또 의심하고, 그래도 다시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 그러다가 어느 날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면 잠깐 안도한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 앞에서 다시 흔들린다.

무너지고, 버티고.
다시 무너지고, 다시 버티고.

어쩌면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것도 그것뿐인지 모른다.

수학과의 싸움에서 언제나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한 문제 앞에서 무너졌다고 해서 내가 수학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는 방법. 오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책을 덮어버리지 않는 방법. 두려운 마음을 가진 채로도 다시 연필을 드는 방법.

생각해보면 그것도 수학을 가르치는 일의 한 부분일지 모른다.

나는 아직도 수학과 전쟁 중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승리하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안다.

무너지고도 다시 문제 앞으로 돌아오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