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보통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를 감동과 전율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수학의 공식 하나가 감동을 준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그것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몰라도 말이다.
왜 그럴까?
수학은 이성과 논리의 언어인데, 어떻게 우리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걸까?
수학은 감정을 담지 않는다. 그런데 왜 느껴지는가?
수학은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언어가 아니다.
"나는 슬프다"거나 "그녀는 아름답다" 같은 표현은 수학에 없다. 하지만 수학은 논리와 질서를 통해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이며, 그 방식이 때론 너무나 완벽하게 아름다워서 우리 안의 감정이 ‘경외’라는 형태로 반응'하게 된다.
오일러의 공식, 감동의 상징

수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으로 손꼽히는 이 공식은, 단 하나의 식에 다섯 가지 핵심 상수가 조화롭게 들어있다.

이 식은 복소수, 지수, 삼각함수, 대수, 해석학을 하나로 묶어내며 마치 우주의 기본 법칙이 한 줄로 요약된 듯한 느낌을 준다.
수학자 벤저민 피어스는 이 식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이 말 속에는 논리적으로 맞지만, 직관적으로는 너무나 경이로운 구조에 대한 감탄이 담겨 있다.
의미가 아니라 ‘형태’에서 오는 감동
음악이나 미술처럼 수학도 마찬가지로 패턴, 반복, 대칭, 단순성을 가진다. 이런 요소들은 인간의 뇌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구조와 닮아 있다. 우리는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 "왜 감동받았는지"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 안에 있는 구성의 치밀함, 변화의 리듬, 반복의 조화에 자연스럽게 끌린다.
수학의 아름다운 공식도 마찬가지다. 그 자체가 어떤 ‘의미’를 직접 전하진 않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구조의 완벽성, 연결성, 단순함이 우리 감각의 깊은 곳을 건드리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해하는 중’일 때 감동받는다
교육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감동은 완전한 이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이해로 다가가는 과정 중에 생긴다."
이 말은 수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공식을 완벽히 해석하지 못하더라도 그 구조가 ‘무엇인가 깊은 것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 우리는 그 과정 속에서 감동을 경험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이해하지 못한 수학에 감동한다

- 그림처럼 아름다운 대칭
- 단 하나의 수식에 수많은 개념이 녹아든 조화
- 예상치 못한 연결성에서 오는 지적 전율
이런 것들이 수학에서 감정을 일으킨다. 비록 우리가 그것을 완전히 설명하진 못하더라도 말이다.
수학은 예술처럼 감정을 직접 그리진 않지만 어떤 수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다가온다.
의미보다 더 큰 형태의 힘, 논리보다 더 먼 지적 직관의 떨림. 그 순간 우리는 감동을 느낀다.
수학은 감정을 담지 않지만, 감동을 품을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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