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답노트가 중요하다잖아.”
“틀린 문제를 다시 정리해야 실력이 늘지.”
“왜 안 써? 그래서 계속 틀리는 거야.”
이런 말, 안 들어본 사람 없을 거야.
사실 나도 가르치는 입장이니까 늘 말해.
“오답노트 써야 돼. 이게 진짜 공부야.”
그런데 말이지.
진짜 현실은 다르다는 거, 나도 안다.
오답노트가 왜 이렇게 싫을까?
- 문제 다시 보는 게 괴로워서
- 정리하는 시간이 너무 귀찮아서
-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 솔직히 말하면 예쁘게 쓰고 싶은데 금방 포기해서
그런 마음, 다 이해돼.
그건 네가 게으른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이 원래 그래.
누구나 틀린 걸 다시 마주하는 건 싫고,
노력한 흔적보다 '실수한 흔적’을 적는 게 불편한 거야.
그래도, 그 마음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시작해보자
1. 예쁘게 안 써도 돼
수학 문제 푸는 건 미술 시간이 아니야.
그냥 “+ 부호 놓침”, “조건 빠짐” 이런 메모 한 줄이면 충분해.
2. 문제 다시 안 풀어도 돼
틀린 이유를 간단히 정리만 해도 뇌는 다시 학습하게 돼.
3. ‘노트’가 아니어도 괜찮아
포스트잇, 메모앱, 사진 찍어서 정리, 캘린더에 기록
내 방식대로 틀린 걸 기억하는 도구면 뭐든 돼.
4. 하루 1문제만 적어봐
10문제 쓰려니 하기 싫은 거야.
하루 딱 1문제만, 단 한 줄이라도.
작게 시작하면, 자책이 줄고 실천이 생겨.
오답노트는 성실함의 증거가 아니라 용기의 기록이야.
틀린 걸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걸 한 줄로라도 적는다는 건
나 자신을 인정하는 일이야.
그냥 잊고 넘어가는 건 쉽지.
근데 다시 마주하는 건 용기가 필요해.
그 용기가 쌓이면, 어느 날 수학이 덜 무서워져.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 써도 괜찮아. 지금은.
정말 마음이 안 움직인다면
당장 쓰지 않아도 돼.
대신 마음 한쪽에 이 말만 기억해줘.
“오답은 내가 진짜 공부할 수 있는 순간이다.”
“내가 그걸 마주할 준비가 됐을 때, 다시 돌아오면 돼.”
공부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지금 ‘오답노트가 싫다’는 네 마음도 소중한 방향이야.
그 마음부터 지키면서,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자.
이 글로 학생들이
“그래, 나만 그런 거 아니구나” 하면서
가볍게라도 펜을 들어볼 수 있다면 충분해
'수학이 좋아지는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오지브라로 수학을 탐구하는 시대 – 시각화, 직관, 미래 교육의 핵심 도구 (0) | 2025.04.09 |
|---|---|
| 직관은 언제 논리를 이길까? (0) | 2025.04.07 |
| 카오스와 인간의 삶: 우연과 필연에 대하여 (0) | 2025.04.06 |
| 오답노트를 꼭 써야 하는 이유 (0) | 2025.04.05 |
| 선생님도 수학이 무서웠던 적 있어요-나의 아름다운 제자에게 (0) | 2025.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