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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좋아지는 글들

근데 전 오답노트 쓰기 싫어요

by 딩가캣 2025. 4. 7.


“오답노트가 중요하다잖아.”  
“틀린 문제를 다시 정리해야 실력이 늘지.”  
“왜 안 써? 그래서 계속 틀리는 거야.”

이런 말, 안 들어본 사람 없을 거야.  
사실 나도 가르치는 입장이니까 늘 말해.  
 “오답노트 써야 돼. 이게 진짜 공부야.”

그런데 말이지.  
진짜 현실은 다르다는 거, 나도 안다.

 오답노트가 왜 이렇게 싫을까?

- 문제 다시 보는 게 괴로워서
- 정리하는 시간이 너무 귀찮아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 솔직히 말하면 예쁘게 쓰고 싶은데 금방 포기해서

그런 마음, 다 이해돼.  
그건 네가 게으른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이 원래 그래.  
누구나 틀린 걸 다시 마주하는 건 싫고,  
노력한 흔적보다 '실수한 흔적’을 적는 게 불편한 거야.

그래도, 그 마음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시작해보자

1. 예쁘게 안 써도 돼  
 수학 문제 푸는 건 미술 시간이 아니야.  
 그냥 “+ 부호 놓침”, “조건 빠짐” 이런 메모 한 줄이면 충분해.

 2. 문제 다시 안 풀어도 돼  
틀린 이유를 간단히 정리만 해도 뇌는 다시 학습하게 돼.

 3. ‘노트’가 아니어도 괜찮아  
 포스트잇, 메모앱, 사진 찍어서 정리, 캘린더에 기록  
내 방식대로 틀린 걸 기억하는 도구면 뭐든 돼.

4. 하루 1문제만 적어봐  
 10문제 쓰려니 하기 싫은 거야.  
 하루 딱 1문제만, 단 한 줄이라도.  
작게 시작하면, 자책이 줄고 실천이 생겨.


 오답노트는 성실함의 증거가 아니라  용기의 기록이야.

틀린 걸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걸 한 줄로라도 적는다는 건  
나 자신을 인정하는 일이야.

그냥 잊고 넘어가는 건 쉽지.  
근데 다시 마주하는 건 용기가 필요해.  
그 용기가 쌓이면, 어느 날 수학이 덜 무서워져.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 써도 괜찮아. 지금은.

정말 마음이 안 움직인다면  
당장 쓰지 않아도 돼.  
대신 마음 한쪽에 이 말만 기억해줘.

“오답은 내가 진짜 공부할 수 있는 순간이다.”  
 “내가 그걸 마주할 준비가 됐을 때, 다시 돌아오면 돼.”



공부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야.  
지금 ‘오답노트가 싫다’는 네 마음도 소중한 방향이야.  
그 마음부터 지키면서,  
작은 시도부터 시작해보자.


이 글로 학생들이  
“그래, 나만 그런 거 아니구나” 하면서  
가볍게라도 펜을 들어볼 수 있다면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