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학과 자기 효능감?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수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효능감’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과목이다.
틀리면 창피하고, 빨리 풀지 못하면 뒤처지는 느낌.
"수학은 머리 좋은 애들이나 하는 거야"라는 말은 일종의 집단 암시처럼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본인도 모르게, 수학이란 것 앞에서 나 스스로를 작게 만들고 만다.
"나는 수학 못 해"라는 말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라 자기 효능감의 실종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수학이야말로 자기 효능감을 회복시키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수학은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개념을 이해한 만큼, 연습한 만큼 결과가 보인다.
실패와 성공이 명확하고, 그만큼 성공의 경험도 뚜렷하다.

2. 자기 효능감이란 무엇인가?
자기 효능감이란,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어려운 일을 마주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감정이며
즉, ‘내가 내 삶의 주체’라는 감각이다.
이건 단순히 긍정적인 태도와는 분명 다르다.
자기 효능감은 구체적인 경험에서 비롯된다.
작은 성공이 쌓일 때,
실패를 견디고 다시 도전할 때,
그 과정을 거쳐 "나는 이걸 할 수 있구나"라는 신념이 형성된다.
그래서 수학이 중요하다.
수학은 결과가 바로 보이는 과목이다.
수학 문제 하나를 스스로 풀어냈을 때,
틀렸던 문제를 이해하고 다시 맞췄을 때,
그 경험은 단순히 ‘맞았다’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건 "내가 문제를 해결했다"는 능력감으로 이어진다.

3. 수학은 자기 효능감을 쌓는 훈련장이다
수학은 자신을 믿게 해주는 훈련장이다.
처음엔 작고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서
기초 연산, 개념 확인, 공식 정리...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수학은 점점 더 복잡하고 추상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함수의 개념, 미분의 직관, 확률의 논리…
이때 수학 공부의 핵심은 정답을 맞히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푸는 과정 그 자체이 있다.
누군가가 다 풀어준 문제의 정답을 본다고 해서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스스로 이해하고 정리하는 경험이 바로
자기 효능감을 키운다.
특히 틀린 문제를 다시 맞히는 순간이 중요하다.
“이걸 내가 결국 해냈구나”
그 짧은 성취가 머릿속 깊이 각인된다.
이런 기억이 쌓여 가면서, 학생은 점점 "나는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어간다.

4. 느리고 부족해 보여도 괜찮다 – 자기만의 속도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자신이 느리기 때문’이다.
"나는 저 친구보다 더 오래 걸려",
"나는 아직도 인수분해를 못 해",
"남들 다 아는 거 난 처음 들어"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자기 효능감은 점점 무너지고 있기 떄문이다.
그런데 수학은 원래 속도 경쟁이 아니다.
정확성과 이해가 더 중요하다.
속도가 느려도 제대로 이해한 아이는
결국 수학의 구조를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천천히 가는 학생일수록
작은 성취 하나하나가 자기 자신에게 큰 의미가 된다.
이게 바로 자기 효능감이 자라는 과정이라고 본다.
5. 수학 공부를 통해 배운 삶의 태도
자기 효능감은 수학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수학을 통해 '스스로 해낸 경험'을 가진 아이는
다른 과목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운 일이 닥쳐도 “나는 해본 적이 있어”라는 감각을 떠올린다.
그래서 나는 수학이 단지 입시 과목이 아니라
자신을 믿는 훈련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가 힘들어도,
문제가 잘 안 풀려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펴보는 그 순간,
그건 수학이라는 과목을 넘어서
삶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로 이어진다.
6.수학은 자기 효능감을 복원하는 언어다
나는 더 이상은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의 과목’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나는 수학을,
모든 아이가 자신을 믿는 법을 배우는 도구라고 하고싶다.
오답으 정답으로 바꾸는 경험,
어려운 개념을 스스로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순간,
그건 단지 지식이 아니라 자존감이다.
수학을 잘한다는 건
문제를 빨리 푼다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신뢰하고, 도전하며, 끝까지 고민할 수 있다는 힘에서 비롯된다.
수학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틀려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돼.”
“그리고 너는, 생각보다 훨씬 더 해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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