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걸 어디다 써요?”
수학을 공부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던져봤을 것이다.
중학교에서 처음 방정식을 배우거나,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미분과 적분을 마주했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도대체 이 복잡한 계산들이 내 삶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사실 나도 그랬다. 시험을 위한 공부로만 여겼고, 언제 써먹게 될지도 모르는 공식들을 왜 외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수학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수학이 왜 여전히 중요한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일상 곳곳에 숨은 수학
사람들은 흔히 “나는 숫자랑 안 맞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마트에서 할인을 계산할 줄 알고, 스마트폰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보고 충전할 타이밍을 예측한다.
모두 수학적 사고의 일환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30% 할인된 제품이 있을 때, 우리는 ‘원래 가격의 70%’를 계산하거나, 할인 금액이 얼만지 추산한다.
요리할 때도 “2인분 기준 레시피인데 3명이 먹으려면 재료를 얼마큼 늘려야 할까?”와 같은 고민을 한다.
이건 비례식의 적용이다.
우산을 챙길지 말지 고민할 때도, “강수확률이 60%면 우산을 챙겨야 할까?” 하고 생각한다.
날씨 예보는 확률, 통계 모델에 기반하며, 우리도 알게 모르게 그 수치를 해석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남은 시간과 거리를 고려해 도착 시간을 계산하고, 스마트폰의 용량이나 데이터 사용량을 조절할 때 단위 개념이 적용된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학과 마주라게 된다.
2. 사회와 직업 세계 속의 수학
조금 더 그 범위를 넓혀보자. 현대 사회는 ‘데이터’로 움직이는 시대다.
우리가 보는 광고, 유튜브 추천 영상, 온라인 쇼핑 상품까지—모두 알고리즘과 수학 모델에 의해 결정된다.
금융 분야에서는 복리 이자 계산, 투자 수익률 분석, 대출 상환 시뮬레이션 등 거의 모든 판단에 수학이 필요하다.
보험 설계사는 확률과 통계를 바탕으로 위험률을 계산해 상품을 만든다.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확산 예측, 백신의 효능 비교, 진단검사 민감도 분석 등 수학 없이 설명할 수 없다.
생명과학에서는 미적분이 세포 성장 속도나 약물의 확산 과정을 모델링하는 데 쓰인다.
AI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엔지니어, 건축가, 기상학자, 심지어 마케팅 담당자까지—모두 수학을 기반으로 일한다.
‘수학은 특정한 소수만 쓰는 기술’이 아니라, 모든 직업군의 기초 언어다.
3. 수학은 사고력의 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복잡한 미분방정식을 풀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진짜 이유는 ‘생각하는 방식’을 훈련하기 위해서다.
수학 문제를 푼다는 것이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건만은 아니다.
문제를 분석하고, 조건을 정리하며, 단계별로 접근하고, 논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과정이 바로 문제해결력, 논리력, 추상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건 예외 상황일까?"라고 되묻는 사고방식은
수학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길러지는 힘이다.
이런 사고력은 입시나 취업뿐 아니라, 삶의 모든 문제를 마주할 때 큰 무기가 된다.
실제로 하버드대나 MIT 같은 세계적인 대학들이 수학을 중요한 교양과목으로 다루는 이유도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정답을 아는 사람’보다는 ‘과정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다.
4. 수학과 미래 사회 – 인공지능 시대의 기본 언어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챗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음성인식 스피커, 번역기…
이 모든 것들이 수학을 모델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AI가 글을 이해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건
벡터 공간, 선형대수, 미분방정식 같은 수학 개념을 활용해 인간의 사고를 흉내 내기 때문이다.
또한 로봇이 사물을 인식하거나 움직이는 것도, 환경을 좌표로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계산하는 결과물이다.
이렇듯 현대 기술의 핵심은 전부 수학에 기반해 있다.
심지어 유튜브 알고리즘도 사용자의 시청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어떤 영상을 보여줄지를 결정한다.
그러니 수학을 이해하지 않고는, 미래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5. 수학에 대한 두려움, 어떻게 극복할까?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틀릴까 봐’라는 불안에서 시작된다.
실수하면 혼나고, 정답이 아니면 실패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수학은 틀릴 자유가 있는 학문이다.
오히려 실수를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고, 다양한 접근을 시도해보는 과정이 핵심이다.
정답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생각하고 탐색하는 여정을 즐겨야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도 “나는 수학을 포기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도 늦지 않았다.
수학은 언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언어이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지적 도전의 세계다.
6. 나의 경험 – 수학과 다시 가까워지기까지
고백하자면, 나도 수학을 좋아했던 사람은 아니었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고, 점수를 받는 ‘틀에 박힌 공부’가 지겨웠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미적분을 배우면서 커피가 식는 속도나 약물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속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게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설명하는 방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나는 수학을 단순한 과목이 아닌 세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관점의 변화가,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7. 수학, 우리 모두를 위한 언어
수학은 똑똑한 사람만을 위한 것도, 특정 직업군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수학은 모두를 위한 언어다.
정보를 읽고, 세상을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도구다.
다시 묻고 싶다.
“수학은 정말 우리 인생에 필요 없을까?”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고 싶을 때, 보다 정확하게 말하고 싶을 때, 실수를 줄이고 싶을 때
수학은 언제나 조용히 옆에서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그러니 지금 다시, 수학에게 손을 내밀어 보는 건 어떨까?
수학은 당신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수학이 좋아지는 글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수학을 포기했던 나, 다시 수학책을 펴다” (1) | 2025.06.24 |
|---|---|
| 현실 속의 미적분은 어디에 있을까? – 커피 식는 속도와 냉각 법칙 (0) | 2025.06.23 |
| 논증적 기하학과 해석학적 기하학 – 수학이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0) | 2025.05.09 |
| 로피탈 정리를 고등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이유 _– 수학 교육과정의 목적과 수학적 엄밀성 사이에서_ (0) | 2025.05.08 |
| 계산기 없이 할인율 빨리 계산하는 법 – 10%, 20%, 30% 체감하는 법 + 수학 팁_ (0) | 2025.05.07 |